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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차인 들어오면 그때 드릴게요" — 상가 보증금, 가게 비우기 전에 정해야 할 순서

커퐁이2026.10.31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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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끝나는 날 짐 다 빼고 열쇠까지 드렸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보증금은 다음 사람 들어오면 주겠다고 하시네요. 벌써 두 달째예요."

매장 이전 상담을 받으러 오신 손님이 꺼낸 이야기입니다. 보증금 3천만 원이 새 가게 계약금이었는데 그 돈이 묶이면서 이사 일정이 통째로 밀렸다고 해요. 요즘 이런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올해 2분기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4%**로 2015년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높았어요. 빈 점포가 쌓이니 건물주도 다음 임차인을 못 구하고 그 부담이 나가는 사장님의 보증금으로 넘어옵니다.

상가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반환을 기다리는 임차인 일러스트

이 글은 상가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고 있거나 곧 그럴 것 같은 사장님을 위한 안내입니다. "새 임차인 조건"이 법적으로 어떤 말인지, 가게를 비우기 전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환산보증금에 따라 쓸 수 있는 길이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순서까지 정리했어요. 들어갈 때 확인할 것은 상가 계약 전 체크리스트 글 (새 창에서 열림)에서, 나갈 때 권리금 이야기는 상가 권리금 회수 글 (새 창에서 열림)에서 먼저 다뤘습니다. 오늘은 그 사이에 비어 있던 보증금 이야기예요.

"다음 사람 들어오면 줄게요"는 법에 없는 조건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차가 끝났을 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은 건물주의 의무이고 거기에 "새 임차인이 들어오면"이라는 조건은 붙어 있지 않습니다. 계약서 특약에 따로 적어 두지 않았다면 사장님이 다음 임차인을 구해 올 의무도 없어요.

"그래도 건물주 사정이 딱하다고 하니까 기다려 드려야 하나 싶었어요."

마음은 이해합니다. 다만 기다려 드리는 것과 권리를 놓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기다리더라도 아래에서 설명할 순서대로 권리를 먼저 지켜 둔 뒤에 기다리세요. 그래야 건물주 사정이 더 나빠지거나 건물이 팔렸을 때도 받을 길이 남아요.

반대로 사장님이 지켜야 할 쪽도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과 점포를 돌려주는 일은 서로 맞물린 의무예요. 짐을 빼고 원상복구를 마치고 열쇠를 넘길 준비가 돼 있어야 건물주에게 보증금을 달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준비 없이 버티기만 하면 건물주도 "가게를 안 비웠으니 못 준다"고 맞설 수 있어요.

계약이 정말 끝났는지부터 확인하세요

보증금 이야기에 앞서 계약이 법적으로 끝났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의외로 여기서 꼬이는 경우가 많아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은 건물주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통지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한 것으로 봅니다. 이걸 묵시적 갱신이라고 하고 이때 계약 기간은 1년이에요.

"아무 말 없이 지나갔는데, 그럼 저는 1년을 더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이 임차인에게는 언제든 해지를 통고할 수 있게 했어요. 다만 건물주가 그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그러니 만료일이 지났는데 아무도 말을 안 했다면, 오늘 해지 통고를 보내도 계약은 3개월 뒤에야 끝나고 보증금 반환 시점도 그때부터예요. 나갈 계획이 있다면 만료 1개월 전보다 앞서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보내 두는 게 안전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 이 묵시적 갱신 조항(제10조 제4항·제5항)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는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고 민법 규정을 따릅니다. 기준을 넘는 계약이라면 계약서의 해지 조항과 함께 전문가에게 따로 확인하세요.

열쇠를 넘기기 전에 — 비우는 순간 사라질 수 있는 힘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상가 임차인이 건물주가 바뀌거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도 보증금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을 대항력이라고 해요. 대항력은 건물을 넘겨받아 영업하고 있고(점유) 사업자등록이 돼 있어야 유지됩니다. 확정일자를 받아 둔 경우 경매에서 순서대로 배당받는 우선변제권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짐을 빼고 폐업 신고를 하면 이 두 가지 요건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상가 열쇠를 넘기기 전에 임차권등기를 먼저 확인하는 장면 일러스트

법은 그래서 두 가지 장치를 두었습니다.

하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이에요. 이 조항은 임대차가 끝났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계속되는 것으로 봅니다. 올해 4월 대법원도 이 조항을 두고 기간이 끝난 뒤에도 임차인의 점유를 끝나기 전과 같은 정도로 강하게 보호해 보증금을 실제로 받게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어요.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점포를 서둘러 넘길 필요가 없어요.

다른 하나는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그래도 꼭 비워야 한다면 이걸 씁니다. 같은 법 제6조에 따라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못 받은 임차인은 건물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원·시군법원에 신청할 수 있어요. 등기가 끝나면 그 전에 갖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등기 이후에는 가게를 비우거나 사업자등록을 옮겨도 그 힘을 잃지 않습니다. 신청과 등기에 든 비용은 건물주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법에 적혀 있어요(제6조 제8항).

"신청만 해 놓고 바로 이사하면 되나요?"

아닙니다. 효력은 신청이 아니라 등기가 실제로 끝난 때부터예요. 등기사항증명서(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올라간 것을 직접 확인한 다음에 짐을 빼고 열쇠를 넘기셔야 합니다.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으면 길이 달라져요

여기서 사장님 계약이 어느 칸에 있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환산보증금(보증금 + 월세 × 100)**이 지역별 기준을 넘는 계약에는 일부 조항만 적용해요. 2026년 7월 1일 시행 시행령 기준은 이렇습니다.

지역환산보증금 기준
서울9억 원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부산6억 9천만 원
광역시·세종·파주·화성·안산·용인·김포·광주5억 4천만 원
그 밖의 지역3억 7천만 원

문제는 기준을 넘는 계약에 적용되는 조항 목록(법 제2조 제3항)에 제6조 임차권등기명령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확정일자 우선변제권(제5조)도 빠져 있습니다. 대항력(제3조)은 기준을 넘어도 남아요.

구분기준 이하기준 초과
대항력(제3조)있음있음
확정일자 우선변제권(제5조)있음없음
임차권등기명령(제6조)신청 가능이 법으로는 불가
종료 후 임대차 존속(제9조 제2항)있음이 법 조항은 미적용
분쟁조정위원회(제20조)이용 가능이 법 적용 분쟁에 한정

예를 들어 서울에서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900만 원이면 환산보증금이 10억 원이라 기준을 넘습니다. 이런 계약은 보증금을 받기 전에 점포를 비우면 지킬 장치가 훨씬 적어요. 가압류 같은 보전처분이나 계약 단계에서 전세권 설정 같은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하는데 사안마다 달라 변호사·법무사와 먼저 상의하시는 게 맞습니다. 기준을 넘는 계약이라면 보증금을 받기 전에 점포를 넘기는 일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는 점만 기억해 주세요.

건물이 팔렸다면 — 2026년 4월 대법원 판결

"계약 끝나고 보증금 기다리는 사이에 건물이 팔렸대요. 이제 누구한테 받아야 하죠?"

이 질문에 올해 대법원이 답을 냈습니다. 2026년 4월 9일 선고된 2023다307116 판결이에요. 대항력 있는 상가 임대차가 기간 만료나 합의로 끝난 뒤에 건물이 넘어가도,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임대차가 계속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했어요. 그 결과 새 소유자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안고 전 소유자는 그 의무에서 빠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니 계약이 끝난 뒤 건물이 팔렸다면 보증금은 새 주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다만 이 결론은 사장님에게 대항력이 있다는 전제에서 나옵니다. 그 전에 가게를 비우고 사업자등록까지 옮겨 대항력이 끊겼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앞에서 말씀드린 "열쇠 넘기기 전 순서"가 여기서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판결이 근거로 든 제9조 제2항은 환산보증금 기준 이하 계약에 적용되는 조항이라, 기준을 넘는 계약이라면 같은 결론이 나는지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보증금에서 빠질 수 있는 돈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건물주가 정당하게 뺄 수 있는 돈도 있습니다. 미리 셈해 두면 다툴 일이 줄어요.

밀린 월세와 관리비, 전기·수도 같은 공과금은 보증금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영업을 계속했다면 그 기간의 월세 상당액이 빠질 수도 있어요. 가장 크게 다투는 항목은 원상복구비입니다. 대법원은 원상복구 범위를 계약 경위와 임대 당시 상태, 임차인이 바꾼 내용을 따져 정한다고 봐요(2017다268142). 이 부분은 매장 인테리어 원상복구 범위 글 (새 창에서 열림)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건물주가 원상복구비를 빼겠다고 하면 산정 근거와 견적서를 달라고 하세요. 입점할 때와 나갈 때의 사진, 공사 계약서가 있으면 그게 가장 강한 근거가 됩니다. 통상적으로 쓰다 보니 생긴 낡음까지 사장님 부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에요.

말로 안 되면 단계를 올립니다

건물주와 대화로 풀리지 않으면 아래 순서로 단계를 올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상가 보증금 반환을 위한 내용증명과 법원 절차를 표현한 일러스트

단계무엇을 하나이럴 때 맞아요
① 서면 요청내용증명으로 계약 종료일·반환 요구액·계좌를 보냄대화가 막혔을 때 첫 기록
② 분쟁조정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다툼이 공제액 정도이고 소송까지는 부담될 때
③ 지급명령법원이 서류만 보고 지급을 명령금액 자체엔 다툼이 적고 건물주가 미루기만 할 때
④ 소송·집행보증금반환 청구 소송, 가압류·강제집행공제액 다툼이 크거나 건물주가 버틸 때

분쟁조정위원회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0조에 따라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부동산원 지사 등에 있어요. 보증금 반환 분쟁이 조정 대상으로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법이 적용되는 임대차 분쟁이 대상이라 기준을 넘는 계약은 미리 문의해 보세요.

지급명령은 민사소송법에 정한 절차예요. 건물주가 지급명령을 송달받고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제470조·제474조).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일반 소송으로 넘어가요.

"소송까지 가면 돈만 더 들지 않을까요?"

소송에는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늦게 돌려주는 쪽에도 부담이 생깁니다. 소송을 내면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법정이율 **연 12%**가 붙어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법정이율 규정). 이 숫자를 내용증명에 함께 적어 보내는 것만으로 협의가 빨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게를 비워도 될까

비워도 괜찮은 경우

  • 보증금을 이미 받았거나, 받는 날과 열쇠 넘기는 날을 같은 날로 맞춰 둔 경우
  • 환산보증금이 기준 이하이고 임차권등기가 등기부등본에 올라간 것을 확인한 경우
  • 공제할 금액(밀린 월세·관리비·원상복구비)을 건물주와 문서로 합의한 경우

잠깐 멈춰야 하는 경우

  • "다음 사람 들어오면 줄게요"라는 말만 있고 반환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
  •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어서 임차권등기명령을 쓸 수 없는 경우
  • 건물에 근저당이 많이 잡혀 있거나 매각·경매 소식이 들리는 경우
  • 원상복구 범위를 두고 건물주와 생각이 크게 다른 경우

가게 비우기 전 체크리스트

  1. 계약 만료일과, 갱신 거절을 통지한 날짜·방법을 확인했나요?
  2. 묵시적 갱신 상태라면 해지 통고를 보낸 날부터 3개월이 지났나요?
  3. 환산보증금(보증금 + 월세 × 100)을 계산해 지역 기준과 비교했나요?
  4. 보증금 반환일을 문자나 문서로 받아 두었나요?
  5. 밀린 월세·관리비·공과금이 얼마인지 정리했나요?
  6. 원상복구 범위와 비용을 건물주와 합의했나요? 입점·퇴거 사진이 있나요?
  7. 보증금을 못 받은 채 비워야 한다면 임차권등기가 등기부등본에 올라간 것을 확인했나요?
  8. 폐업 신고와 사업자등록 이전 시점을 임차권등기 이후로 잡았나요?
  9. 건물 등기부등본으로 소유자가 바뀌었는지, 근저당이 늘었는지 확인했나요?

자주 묻는 질문

Q.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구해 오라고 하는데 제가 구해야 하나요? 계약서에 따로 약정하지 않았다면 그럴 의무는 없습니다. 보증금 반환은 계약이 끝나고 점포를 돌려줄 준비가 됐을 때의 건물주 의무예요. 권리금을 받으려고 직접 새 임차인을 주선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Q. 임차권등기명령은 언제 신청하나요?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 효력은 등기가 끝난 때부터라서, 이사 일정이 있다면 계약이 끝나자마자 서두르는 편이 좋아요. 등기 확인 전에는 점포를 비우지 마세요.

Q. 보증금 이자도 받을 수 있나요? 반환이 늦어진 데 대한 지연 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을 내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연 12% 법정이율이 적용돼요. 소송 전 기간에 어떤 이율이 붙는지는 계약과 당사자에 따라 달라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Q. 계약이 끝난 뒤 건물이 팔렸어요. 전 주인에게 받아야 하나요? 대항력이 있었다면 새 소유자에게 청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026년 4월 대법원은 이 경우 새 소유자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안고 전 소유자는 빠진다고 판단했어요.

Q.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으면 아무 보호도 못 받나요? 대항력과 계약갱신요구권,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남습니다. 다만 우선변제권과 임차권등기명령은 이 법으로 쓸 수 없어서 보증금을 받기 전에 점포를 넘기는 일은 더 조심해야 해요.

정리하면

상가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돈이고 "새 임차인이 들어오면"은 법에 없는 조건입니다. 핵심은 순서예요. 계약이 정말 끝났는지 먼저 확인하고 보증금을 받기 전에 비워야 한다면 임차권등기가 등기부등본에 올라간 것을 본 뒤에 열쇠를 넘기세요.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는 계약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쓸 수 없으니 더 조심해야 합니다. 대화가 막히면 내용증명, 분쟁조정, 지급명령, 소송 순서로 단계를 올리면 됩니다.

상가 자리는 계약 전 확인부터 매장 공사, 나갈 때 권리금과 보증금까지 한 줄로 이어져요. 옆커폰은 휴대폰·인터넷 비교에서 시작해 매장 인테리어와 상가 자리까지 함께 봅니다. 이전이나 폐업을 앞두고 계약 조건이 애매하시면 가까운 옆커폰 매장에서 상담받아 보세요. 옆커폰 바로가기 (새 창에서 열림)

이 글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과 같은 법 시행령, 민사소송법,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 안내입니다. 내 계약에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 공제액이 정당한지는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니 공인중개사와 변호사·법무사 등 법률 전문가에게 꼭 확인하세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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